서울경제 신문기사

# 박종현 컨트롤코리아 대표는 부산시 선정 혁신기업인 4인 중에 한 명으로 꼽힌 지역 대표 기업인이다. 세계 최초로 ‘6축 제어 실시간 레이저 영상처리 검사기’를 개발하는 등 탁월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공장 자동화 및 검사 장비 분야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창업에 뛰어든 지 3년여만에 제조업 분야로서는 드물게 벌써 15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으로 내년에는 최소 10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20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벤처창업은 서울에서 해야 유리하다는 통념과 다르게 지방에서 꿋꿋이 기업을 일궈나가는 청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기술 기반 제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라면 흔히 최소 40대 중반 이상의 중년 기업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박사과정을 마치고 창업에 뛰어든 박 대표처럼 지방에서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된 것. 실제로 그동안 서울 일변도로 이뤄지던 청년창업 붐에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신설법인 증가율은 지난 5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였지만 서울은 이에 못 미치는 1.7%를 기록했다.

반면 대구·인천·울산 등은 1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이전에는 IT·모바일 분야의 창업이 봇물을 이루면서 IT대기업과 관련 기술인력들이 풍부한 서울과 경기권의 청년 창업이 대세를 이뤘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를 반영, 각종 행사와 컨퍼런스, 투자 상담회 등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열려 청년창업 하면 수도권 위주로 전개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와는 달리 지방 청년기업인들은 주로 제조업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유아용품을 주로 생산하는 김학수 소셜빈 대표도 그 중 하나다.

본사 사무실은 부산에, 공장은 경남 김해시에 두고 있는 김 대표는 아직 25살에 불과하지만 사업 2년차 만에 어느덧 연매출 10억원을 바라보는 어엿한 사장님이다. 올해 초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주최한 청년사업가 지원 콘테스트에서는 380:1의 경쟁률을 거쳐 부산,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선발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유아용품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지만 해외업체들에 밀려 국내 업체들은 제대로 힘을 못쓰는 현실을 파악하고 창업을 결심했다”며 “제조업을 하다 보니 부지 마련 등에 비용이 많이 드는 점을 고려해 서울 대신 지방에서 창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케팅과 시장조사는 전담하는 직원을 서울에 배치했고 중요 컨퍼런스나 창업 관련 교육이 있을 때는 아직 젊은 만큼 직접 서울로 가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어려움을 못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희도 우신옵텍 대표도 충청북도 청원군에서 창업을 시작한 청년기업인이다. 스마트폰용 강화유리 전문업체인 우신옵텍은 이제 설립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올해 최소 30억원이 넘는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 중진공과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각각 8억원과 6억원을 지원받은 것이 기반을 잡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며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창업 지원금을 받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지방의 경우 조금만 가능성이 보여도 지자체와 공공 금융기관으로부터 전폭적으로 지원받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주요 거래처의 공장이 전국에 골고루 있다 보니 중간지점인 충북 청원에 있으면 지리적 이점도 크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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